시작과 끝에서 보며 본 것을 제자리에 두기

필요의 강도에 따른 구별과 강제 또는 의무와 선택의 구별

<‘must’, ‘necessary ...have to’, ‘have to (or be to)’>는 필요 조건을 기술하는 통상어 표현들이다. 모두 “해야”라는 필수(强制的) 조건을 함의하며, 첫째는 <반드시 또는 해야만>으로(이 경우, ‘반드시 해야’로 옮겨지는 경우, ‘반드시’라는 부사의 위치에 따라 강조되는 것이 달라 해석의 차이를 유발할 수 있다), 둘째는 수사적으로 조금 더 강한 <해야>를, 셋째는 그저 <해야>로 번역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should는 행위 주체의 선택적 가능성을 포함하는 도덕적 자기 강제 조건으로서 <해야>로 번역된다. 이것과 셋째의 <해야>와 구별은 맥락에 따라 독자가 판단할 일이다.

 

그 어떤 것이 없으면 존재 자체가 부정되는 상태, 

없어도 되지만 없으면 존재가 쪼그라드는 상태,

없어도 되지만 없으면 뭔가를 할 수 없는 상태,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상태,

남이야 하든 말든, 누군가는 또는 나는 해야만 하는 상태

 

    반드시, 기필코, 단연코, 필히 등등의 부사어가 첨언되는 경우와 <해야> 뒤에 붙는 강조어 <만>을 번역자가 다른 필요 조건들과 차이를 구별하지 않고 해당 맥락에 한정해서 자유로이 첨언하는 경우, 그 텍스트 전체의 조건들 필요성의 정도의 차이들은 구별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상의 필요 조건은 <~ 할 수밖에 없다>로 표현되기도 하며, 는 ‘merely’로 필수 조건을 한정하는 조건문을 함축하는 표현으로도, 그리고 는 필요 조건을 부정하는 경우로도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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