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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와 새출발(Retirement and a new Begining)

        은퇴와 새 출발

 

 쟝 삐아제 협회 1975년 필라델피아 모임에서, 나는 최초로 많은 일반인 앞에서 발생적 인식론에 대한 근본적 해석을 발표했다. 본 회의가 시작되자 토론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모임은 중요한 두 인연으로 이어졌다. 삐아제의 오랜 공동작업자, 허먼 싱클레어는 내 작업을 계속하도록 적극 북돋았고, 내 최초의 제네바 방문도 바로 그녀 덕택이었다. 또한, 그 발표로 매사츄세츠 대학 물리학과에서 인지 관련 삐아제 연구그룹을 출범시키고 있던 잭 록헤드와 긴 대화를 나누었다. 그 후 몇 해에 걸쳐 록헤드는 나를 초청해 개념 분석에 관한 워크샵을 맡겼던 건, 그와 그의 동료들이 개념 분석으로 기대되는 보다 효과적인 물리학, 수학 가르치기 방식을 발전시키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여타 교육 연구자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주목했던 건, 많은 학생들이 배웠던 필수 공식을 제한된 교과서 범위와 시험 상황에는 충분히 응용할 수 있었으나,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에는 기대에 못 미쳤으며 물리학의 실제 프레임워크(作業構造)을 이루는 관련 개념과 개념적 관계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였다는 점이다. 

 

    1987년 조지아 대학에서 은퇴하자, 잭 록헤드가 전화를 걸어왔다: ‘우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그 무렵 그의 그룹은 암허스트 대학에 독립된 연구소로 기반을 잡았다. 물리교육 연구, ‘Scientific Reasoning Research Institute’라는 온당한 이름, 매사츄세츠의 눈과 스키에 대한 기대, 그리고 샤롯의 아이들과 훨씬 더 가까운 곳이 라는 사실, 등등으로 거절할 수 없었다. 

 

    연구소 작업으로 곧이어 나한테 분명해진 건, 물리학 가르치기는 초등학생들 산술 가르치기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었다. 두 영역의 기본 개념은 모두 추상적 구성물이지만 씀씀이는 현저히 다르다. 수학에서, 개념들은 수학자 자신이 승인한 규칙에 적법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결합되고 관계될 수 있으며; 그와 같이 복합물에서 얻어진 새로운 추상은 새로운 조작 수준을 산출할 수 있다. 결과된 추상적 구조들 가운데 세상사 문제에 응용되는 게 발견되는 경우, 그 구조 고안자한테 기쁨은 주겠지만 이것이 수학이 추구하는 바는 아니다. 반면, 물리학에서는, 추상 과정이 이중으로 제한된다. 물리학에서 추상 과정은 반드시 논리에 부합되고 개념적으로 일관되어야 할 뿐 아니라, 그 결과 역시 반드시 실험적 검사들을 견뎌내야 한다: 말인즉, 경험 상황들에 맞아들어야 한다. 요약하면, 수학은 자급자족적이며 그 목표는 자체 영역 안에 있다. 물리학은, 수학과 달리, 우리 경험 세계 조직화를 돕는 이론적 모델들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도구로서 성분(成分)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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